안과

042 왜,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독 눈이 잘 마르는 걸까?

eye2brain 2025. 3. 24. 13:40

by 배희철(유밸안과,안과전문의,예방의학박사)

안구 건조증(Dry Eye Disease, DED)은 전 세계적으로 유병률이 높은 안과 질환 중 하나이며, 특히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서 높은 발생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한국인의 생활 패턴, 특히 스마트폰, SNS, 유튜브 등 디지털 기기 사용의 증가와 한글의 시각적 특성(예: '아'와 '어'의 미세한 차이를 인식해야 하는 섬세함)이 안구 건조증과 안정피로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존 안과적 치료법인 인공눈물사용과 IPL치료 요법, 그리고 진단법(눈물막 파괴 시간, 지질층 분비 평가 등)이 주로 증상 완화 치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도 한계입니다.

이 글에서는 근본원인을 알아보고 이를 완화시켜 치료 효과가 더 오래 지속되어 건강한 시 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찾아봅니다.

1. 안구 건조증의 기능의학적 분석: 근본 원인 탐색

기능의학은 질병의 표면적 증상이 아닌 근본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화된 치료를 설계하는 접근법입니다. 안구 건조증의 경우, 단순히 눈물량 부족이나 지질층 이상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전신 건강, 생활습관, 환경적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한국인의 맥락에서 주요 원인을 다음과 같이 분석할 수 있습니다.

(1) 디지털 기기 과다 사용과 신경계 부담

  • 근거: 스마트폰과 같은 근거리 작업은 눈 깜박임 횟수를 감소시켜 눈물막의 증발을 가속화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디지털 기기 사용 시 깜박임 빈도가 정상(분당 15~20회)보다 60% 이상 줄어들며(Optometry and Vision Science, 2011), 이는 눈물막 안정성을 저하시킵니다.
  • 한국 특성: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폰 보급률(95% 이상, 2023년 기준)과 디지털 콘텐츠 소비 시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안정피로와 건조증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 기능의학적 관점: 과도한 시각 자극은 교감신경계를 과활성화시켜 부교감신경(눈물샘 분비를 조절)의 균형을 깨뜨릴 수 있습니다.

(2) 식이와 염증

  • 근거: 오메가-3 지방산 부족과 오메가-6 과다는 눈물 지질층의 질을 떨어뜨리고, 전신 염증을 유발해 안구 건조증을 악화시킵니다(Journal of Ophthalmology, 2018). 한국인의 식단은 전통적으로 생선 섭취가 많았으나,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정제 탄수화물과 튀긴 음식 비율이 증가했습니다.
  • 기능의학적 관점: 만성적인 저등급 염증이 마이봄샘(MG) 기능 부전을 유발하며, 이는 눈물막의 지질층 이상으로 이어집니다.

(3) 스트레스와 호르몬 불균형

  • 근거: 코르티솔 과다 분비는 눈물샘의 수성층 분비를 억제할 수 있으며(Investigative Ophthalmology & Visual Science, 2015), 한국인의 높은 스트레스 지수(2022년 글로벌 조사에서 상위권)는 이를 뒷받침합니다.
  • 기능의학적 관점: 부신 피로와 성호르몬(에스트로겐, 테스토스테론) 감소가 마이봄샘 기능과 눈물 생산에 영향을 미칩니다.

(4) 환경 요인

  • 근거: 미세먼지(PM2.5)와 건조한 실내 환경은 눈물막을 손상시키고 염증을 유발합니다. 한국은 계절별 미세먼지 농도가 높으며, 난방과 에어컨 사용으로 실내 습도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 기능의학적 관점: 환경 독소가 눈 표면의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켜 건조증을 악화합니다.


2. 체계적인 접근법: 기능의학 기반 치료 전략

기존의 인공눈물과 IPL은 증상 완화에 유효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합니다. 기능의학적 접근을 통해 전신 건강과 생활습관을 최적화하면서도, 안과 진료에서 검증된 치료법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래는 이를 반영한 전략입니다.

(1) 생활습관 교정

  • 디지털 디톡스: 20-20-20 규칙(20분마다 20초간 20피트(6m) 먼 곳 보기)을 실천하고, 하루 1~2시간 디지털 기기 사용 중단 시간을 설정합니다.
  • 눈 깜박임 훈련: 의식적인 깜박임 연습을 통해 눈물막 재생을 촉진합니다. 
  • 습도 관리: 실내 가습기 사용(습도 40~60% 유지)과 미세먼지 노출 최소화(마스크 착용 등).

(2) 식이 조절

  • 오메가-3 보충: 생선(고등어, 정어리) 또는 고품질 오메가-3 보충제(하루 1,000~2,000mg EPA/DHA)를 섭취해 지질층 개선.
  • 항염증 식단: 정제 탄수화물과 트랜스지방 섭취를 줄이고, 채소, 견과류, 베리류를 늘려 산화 스트레스 감소.
  • 수분 섭취: 체중 1kg당 30~35mL의 물을 마셔 전신 수분 균형 유지.

(3) 안과 진료 기반 치료 적극 활용

  • 인공누액(인공눈물): 눈물 부족과 건조감 완화를 위해 방부제가 없는 고품질 인공누액을 적극 권장합니다. 하루 4~6회, 필요 시 더 자주 점안하여 눈 표면을 보호하고 염증을 줄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특히 히알루론산 성분이 포함된 제품은 눈물막 안정성을 높이는 데 탁월합니다.
  • 안검세정제: 마이봄샘 주변의 염증과 노폐물을 제거하기 위해 안검세정제를 매일 사용하도록 합니다. 이는 눈꺼풀 위생을 개선하고 지질 분비를 원활히 하여 건조증 증상을 완화합니다. 특히 한국의 높은 미세먼지 환경에서 필수적인 관리법입니다.
  • IPL 광자극치료: 마이봄샘 기능 부전(MGD)을 개선하는 데 과학적으로 입증된 IPL 치료를 적극 추천합니다. 주 1회 3~4회 세션으로 시작해 지속할 수 있는데, 마이봄샘의 지질 분비를 자극하고 염증을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눈꺼풀과 안면 신경계 균형을 회복시키는 데도 기여하며, 기능의학적 접근과 조화를 이룹니다.

(4) 전신 건강 관리

  • 스트레스 관리: 명상, 요가, 심호흡 등 부교감신경 활성화를 유도하는 활동을 하루 10~20분 실천.
  • 수면 최적화: 7~8시간 수면을 통해 눈물샘 회복과 호르몬 균형 유지.
  • 호르몬 평가: 필요 시 혈액검사로 부신 기능(코르티솔)과 성호르몬 상태를 점검하고, 이상 시 전문가 상담.

(5) 진단 및 모니터링

  • 기존 진단 보완: 눈물막 파괴 시간(TBUT), 마이봄샘 촬영(Meibography)에 더해 염증 마커(CRP, IL-6)와 오메가-3/6 비율을 혈액검사로 확인.
  • 자가 평가 도구: 환자가 증상 일지(건조감, 이물감, 피로도)를 기록해 패턴 분석.

(6) 치료 보조

  • 온찜질: 40~42°C 온도로 10분간 눈꺼풀 온찜질 후 마사지로 지질 분비 촉진.
  • 보조제: 항산화제(비타민 A, C, E)와 프로바이오틱스(장-눈 축 개선) 추가 고려.


3. 결론

한국인의 안구 건조증은 디지털 기기 사용, 식이 변화, 스트레스, 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입니다. 기능의학적 접근은 전신 건강과 생활습관을 최적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며, 여기에 인공누액, 안검세정제, IPL 광자극치료와 같은 안과 진료의 검증된 방법을 적극 활용하면 더욱 효과적입니다.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 식이, 스트레스 수준, 환경 노출 등을 평가한 후 맞춤형 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이를 통해 표면적 증상 완화뿐 아니라 근본적인 개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